소크라테스는 무지자를 자처하며, 자기에게 가르침을 줄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문답을 한다. 어떤 사람이 뭔가를 알고 있다고 스스로 밝힐 경우, 소크라테스는 그에게 반복적인 질문을 함으로써 그의 앎이 참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 한다. 그러나 결과는 번번이 그의 앎이 참된 앎이 아닌 단순한 자기 '생각' 즉 그의 개인적 의견에 불과함이 드러난다. 이런 결과는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기 나름대로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무지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자신의 무지함조차 모르고 있었던 데 비해, 소크라테스는 적어도 자신의 무지함에 대한 앎은 갖고 있었다. 그래서 흔히 폭로된 상대의 '무지의 무지'와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知'의 역전된 상황을 일컬어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라 한다. 이는 논박을 이용한 '무지의 자각'을 통해서 참된 앎에 대한 강렬한 탐구열을 상대에게 불러일으킴으로써, 지적인 '공동 탐구'에 참여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라 불리는 기술은 이 단계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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