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31일 목요일

제목 없는 글1

 이번엔 무슨 주제에 대해 글을 써야겠다는 목적없이 키보드 앞에 앉았다. 과거 컴퓨터란 기계를 상상할 수 없었을 때 자신의 존재가치를 펜이라는 매체를 통해 종이에 옮기듯이. 지금은 손가락을 통한 압력이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면 그저 감정없는 모니터가 글자를 뿜어낼 뿐이다. 호주에서 한국에 온 지 어느덧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의 흐름은 상대적이라던가. 치열했던 삶의 열기 속에서 벗어나니 그 3개월이란 시간은 또다시 겉으로 보이기엔 일상의 평온의 연속일 뿐이었다. 길면 길었던 그 시간. 대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해 해외로 나가고, 스펙을 쌓고, 봉사활동을 하고, 부족한 토익점수를 올리며 치열하게 살고있다. 나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인 마냥, 부모님의 평온함에 힘입어 그 치열함 속에서 벗어나 있다.  그렇다고 내가 3개월을 무의미하게 보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인생에 있어 이렇게 가치있는 시간을 보냈나 싶기도 하고, 생각을 많이 한 시간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부족한 능력이지만 힘을 다해 책을 읽어왔다. 처음엔 베스트셀러들을 읽었고 그러다 보니 관심이 여러분야로 문어발처럼 확장되어 다양한 책들을 읽었다. 지금은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읽고 지난번에 읽다가 중단한 플라톤의 국가를 다시 꺼내들었다. 언제까지 읽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책은 지은이의 혼이 닮겨있다고 생각한다. '혼'이외에  개성,이념,생각등 이 모든것들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그 혼이 담긴 책들을 읽으며 독자인 나는 내 혼과 받아들인 혼을 한데 모아 춤을추게 한다. 책을 읽기전 멈춰있던 혼들이 사념의 공간 속에서 제 집을 만난 마냥 신나게 뛰어다닌다. 그 덕분에 나는 가지고 있던 평온을 잃고 정신적 혼돈 속에 빠진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혼돈이라고 표현해야할 듯한, 마치 새로움이 생기기 전 나타나는 빅뱅과 같은 혼돈이라 그런지 나쁘지만은 않다.

 키보드가 펜보다 위력적이기도 때론 약한점이기도 한 것은 머리 속의 생각들을 지체없이 쏟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펜을 쥐고 손을 움직이는 것보다 빠르니까. 하지만 그만큼 쓸데없어 보이기도 하다. 지금 쓴 이 글처럼.

2013년 1월 27일 일요일

서사의 죽음과 이진코드의 세계 속 현대인

<서사의 죽음>


 근대라는 시기에 프랑스 계몽주의자들은 '인류의 해방'이라는 서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오늘날 진정한 자유, 평등, 박애의 세상이 오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근대라는 시대에 독일의 관념철학은 '정신의 실현' 이라는 서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정신적 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어떤 면에서 활자매체로부터 멀어지는 이 시대에 사회의 교양수준은 책을 읽던 시대보다 후퇴한 느낌이다.
 좌익들은 '프롤레탈리아의 혁명'의 서사를 만들어냈으나, 아무리 늦어도 80년대 후반 이후 그 거창한 서사는 세계사의 악몽으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자본주의적 서사가 승리한 것도 아니다. 리오타르에 따르면 자유주의적 버전이든 신자유주의적 버전이든 자본주의의 서사 역시 이미 80년대에 위기에 처했다. 자본주의의 서사는 '모두가 더 부유해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나 모두가 다 부유해지리라는 믿음은 사라지고 있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자본주의가 더 이상 자신을 어떻게 정당화할지 모르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이 정당성의 위기를 자본주의는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 리오타르에 따르면 오늘날 자본주의는 "언어를 착취한다." 즉 매체와 정보기술을 이용해 문장들의 유통을 통제함으로써 자본주의는 굳이 체제로서 자신을 정당화하지 않고도 그럭저럭 이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진코드의 세계>


 언어 착취란 무엇인가? 매체와 정보기술은 오직 제 언어로 번역 가능한 문장들, 즉 전자 데이터 프로세싱에 적합한 문장들만을 허용한다. 그리하여 지식인들이 미디어에서 그와 다른 방식으로 말하려할 경우, 곧바로 대중으로부터 '난해하고 복잡하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프랑스의 꽤 전위적인 편집자가 어느 유명한 신문사에 왜 자기 책을 소개 안 해주냐고 항의를 했다가 결국 이런 답변을 받았다.
 "소통 가능한 책들을 보내주시오."
 리오타르에 따르면 과학이나 철학이나 예술의 문장은 전자 테이터 프로세싱과는 애초에 호환성이 없다. 왜냐하면 데이터 프로세싱은 근본적으로 예스-노 라는 대수의 이진논리(binary logic)에 따라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언어의 시장은 곧 미디어의 시장이 되었다. 그 시장에서 순환되려면 문장들은 무엇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과학이나 철학이나 예술은 단순한 이진논리의 시장에선 당연히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뭔가 전달하는 것(정보)을 담지 못한 문장들은 시장에서 도태된다. 문제는 과연 언어가 그저 도구, 극것도 소통의 매체에 불과한가 하는 것이다.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하는 작업의 바탕에는 언어가 한갓 도구가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들은 언어 자체가 자율적이며, 그 자율적 실체의 비밀을 밝혀내는 게 자신들의 과제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은 '언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보'다.

- 진중권 (생각의 지도) 中

 무언가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식인들의 꽃인 대학은 취직에 필요한 '실질적 정보'만을 상품화하여 전시, 판매하고 있으며 구매자인 대학생들은 판매자들의 실적에 따라 대학을 고르는 실정이다.
 '소통'이 대세인 시대 또한 대세하였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들도 '소통'을 강조하고 있고, 어디서든 '소통'을 안하면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고 역설하고있다. 물론 '소통' , 중요하다. 하지만 때론 , 특히 언어(글)이란 매체에 있어서 '불통'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로인해 독자는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통해 새로운 이해의 경지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이 쉽게 가능한 이진논리의 세상에 산다는 것은 남들이 닦아준 대로만을 뛰어 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쫙 뻗은 길이 아닌 산길이나 험한 길 때론 좁고 더러운 길은 아예 처다보지도, 가려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건 알아두어야 한다. 언제나 새로운 것은 험한 길 뒤에 있고 험한 길을 개척한 사람이 결국 이 시대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험한 길을 가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이진코드를 벗어나는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다.

2013년 1월 23일 수요일

'다르다'와 '틀리다'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쓰는 말 중 가장 많이 혼동하는 것 중 하나가 '다르다'를 '틀리다'로 쓰는 것이다.

다르다
[형용사]
  • 1.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 2.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
틀리다
 [동사]
  • 1.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 2.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못하다.
명백히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음에도 혼동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오늘 뜬금없이 운동하다가 이 생각이 들었다.
 부족한 내 생각을 풀어보자면 이러하다.
 이 흔한 혼동은 우리의 '다수에서 벗어난 다름(즉 소수)은 틀린 것이다'라는 문화적 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라는 생각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전례없는(unprecendented) 빠른 사회 변화를 겪었고 불가사의할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많은 역사적, 사회적 요인들에 기인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특유의 '우리' 민족성에 그 원인이 있는 듯 하다. 옛부터 대한민국 국민(여기서 내가 '우리나라'라는 말을 쓰지 않는 이유는 곧 설명할 '우리'문화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은 한글을 사용하면서 '나의my'라는 단어보다 '우리our'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했다.
 우리가족, 우리집, 우리학교, 우리나라... 
이는 옛부터 공동체를 중시하던 농사중심 유교문화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농사는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마을 공동체 속에서 여럿이 힘을 모아 같이 농사지으며,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 안에서의 유대감을 증진시켰다. 이러한 공동체 문화는 외세에 둘러쌓인 우리나라를 외세로 부터 지킬 수 있는 힘의 근원이 되었고, 한국전쟁 후에 빠른 경제발전을 통한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강한 공동체 의식을 통한 교육문화, 기업문화는 국가가 의도한대로 국민을 단결시킬 수 있도록 해주었고, (논란의 여지가 물론 있고 어느부분에 있어 비난 받기까지 하는) 대기업 중심의 강한 사회발전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공동체 문화가 강조되면서 '공동체와는 '다른' 것은 잘못된 것이며 이는 '틀린'것 즉, 삶에 있어서 정답이 아닌것이다' 라는 생각이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문화로서퍼진 것 같다. 학교에서는 한가지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 문항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였으며, 남성들은 '군대'라는 절대적 복종의 '공동체'집단을 통해 그 의식을 확고히 하였다. 대중문화, 스포츠, 미디어 등은 '대중'이라는 말을 강조하기에 충분하였고 마치 이 '대중'에 속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는 의식을 퍼트려왔다. (최고의 대중스포츠로 떠오른 '프로야구'는 전두환 정권시절 국민의 관심을 정치가 아닌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해 출범한 사실은 공공연히 밝혀진 사실이다.) 다수와는 '다른'생각, 행동을 갖는 사람들에게는 '잘못되었다, 틀렸다'라는 말로 낙인 찍어오는게 지금 현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는 존 스튜어트 밀이 강조했던 '다수의 횡포tyranny of the majority'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옛 광고 카피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Winner takes it all'
 승리자가 모든 것을 차지 한다. 여기서 승리자는 대중사회에서 즉 같음 속에서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을 의미하며, 이에 벗어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수는 아예 경쟁 대상에도 포함하지 않는다.
 미프로야구는 어떠한가.
미프로야구 1부리그는 'MAJOR league'라고 하며, 2부리그는 'MINOR league'라고 한다. 메이저리그는 세상모든이들의 칭송을 받지만 마이너리그는 말 그대로 소수의 리그,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리그, 메이저(대중)리그를 위한 길목의 리그 일 뿐이다.
 
우리나라 말에서 흔한 혼동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봤지만 결론은 전 세계 현대 사회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대중에 속하지 않는, 다수와 다른 소수는 결국 틀린 것이다'라는 것으로 귀결되는 듯 하다. 우리 생활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혼동하는 단어들이겠지만 이 단어혼동의 문화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그리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듯 하다. 남들이 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지 않으면 불안하며, 그러한 '흔한' 것들에서 벗어나는 '다른'것들을 생각하기엔 우린 '틀린'것을 하지 말라며 교육받고, 또 인생은 '다름'을 추구하기엔 먹고살기 바쁜 곳이다라고 은연중 세뇌받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그러란 법은 없다. 관례라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기 마련이며 그 새로운 것이 또다른 '관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관례'를 만들어보자.
 "나는 남들과 다르다. 하지만 틀린 것은 아니다."


 글 재주가 부족하여 이 정도밖에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하겠다. '자유론'을 쓴 존 스튜어트 밀은 이 책을 쓸 때 단 2번만에 글을 다 썼다고 하는데 그의 발끝에 미치기라도 하는글을 쓰기엔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내가 쓴 이 글이 단 한명에게라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계속해서 글을 써봐야겠다.

2013년 1월 20일 일요일

장 자르크 루소- 에밀

오늘날의 문명사회에서는 어린이가 소유하지 않는 욕망까지 어린이에게 부여함으로써 약한 어린이를 더욱 약하게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모는 자연이 요구하지 않는 것을 어린이에게 요구하기도 하고, 어린이가 자신의 의지를 실행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작은 힘마저 부모의 뜻을 따르는데 소모하게 하며, 어린이와 어른의 상호 의존관계를 예속관계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어린이를 더욱 약하게 만들고 있다.-루소 「에밀」
 

250년전에 쓰여진 글이 지금 한국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일들을 보여주고있다.

공산당 선언

귀족들은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프롤레탈리아의 자선함을 전면에 내세워 깃발 삼아 흔들어댔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에게 합류할 때마다, 그들의 등짝에 찍혀있던 낡은 봉건문장을 보고는 불경스럽게 웃음을 터뜨리며 떠나가버렸다. -Karl Marx 공산당 선언 중.

이번대선판으로 바꿔보면
민주통합당은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위해 서민의자선함을 전면에 내세워 깃발삼아 흔들어댔다. 하지만 사람들은 민주당에 지지를 하려할때마다 그들의 옷자락에 박혀있는 국회의원 뱃지를 보고는 큰웃음을 터뜨리며 지지를 포기했다.

아마 이때문에 안철수후보가 지지율이 높았던것 같기도하다.
'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모든 것을 의미할 수 있었다'

2013년 1월 16일 수요일

온고지신

4대 성인 중 한명인 공자의 '논어'에는 우리에게도 사자성어로 친숙한 표현이 나온다.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옛것을 온양하여 새것을 만들어 낼 줄 알면, 능히 남의 스승이 될만 하다.

현대인들에게 고전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옛것, 지나간 시대의 역사, Cleche.. 구닥다리의 느낌 등
지금 현대인보다 발전되지 않은 사회에 살았던 사람들의 지나간 유물 정도? 로 볼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고전은 역사학자, 한문학자 등의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것이고 바쁜 현대인들은 현대 문명 속에서 쏟아지는 정보를 습득하기에도 바쁘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서적은 중고책방에서나 볼법한 유물로 전락했고, 지식의 상아탑인 대학교에서도 기초학문은 수강생이 없어 폐강되고 있다.

하지만 요즘 나는 책을 읽고, 유명한 학자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아무리 많은 현대 지식 속에서도 고전을 읽지 않고서는 껍데기뿐인 지식밖에 습득하지 못한 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식은 축적의 산물이다.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는 과거의 산물에서 추가로 지식이 쌓이거나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철학, 인문학, 과학 등 모든 학문이 그러하다. 이러한데 우리가 기초를 이루고 있는 고전을 읽지 않고, 옛것을 배우지 않으면 어떻게 새로운 것을 익히겠으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겠는가? 이는 마치 집을 관찰할때 지붕만 보고 나는 저 집을 다 관찰했다 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이치이다. 고대 철학자까지 가지 않더라도 모든 저명한 학자들은 그 이론의 근간을 옛것을 비판하거나 인정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했다.

내가 어릴때만 하더라도 '온고지신'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실제로도 많이 쓰였다. 어른들은 항상 '옛것이 좋은거여'하고 아이들에게 교육했으며 이는 유교사상이 뿌리잡힌 우리나라 뿐만 아니더라도 전 세계 공통의 분위기였을것 이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어떠한가? 각종 대중매체 속에서 수많은 오락거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놀라운 속도의 정보화 시대에서 인터넷은 각종 정보를 홍수처럼 뿜어내고 있다. 현대인들은 실시간으로 터지는 뉴스를 듣고 접하기에도 바쁜 사회에 살고 있으며, 카톡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답장하는데 바쁜 사회를 살고 있다. 나 또한 이러했다. 아니. 아직도 이러하다. 내적인 만족을 위해 시작한 독서를 통해 나의 무지함을 깨달으며 이제와서 옛것의 맛을 익히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다.

한국의 음식 중에는 유독 발효식품이 많다. 김치. 된장, 청국장 등 한국인의 삶속엔 없어서는 안 될 음식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발효식품은 만들고 바로 먹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의 좋은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식탁에서 먹는 음식은 따지자면 인스턴트푸드처럼 즉시 조리되어 먹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이 지난 옛것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맛이 시간이 지났다고 싫어하거나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몇년된 된장의 맛이 진하다며 더 좋아한다. 사람의 본성에서 좋은 음식을 찾고 맛있는 것을 즐기려는 식문화에서 아직까지 우리는 이러한 전통을 사랑한다. 옛것은 구닥다리가 아니라 새로운 것, 아름다운 것, 맛있는 것을 창조해내는 밑거름이다.

2013년 1월 4일 금요일

어떻게 역사를 보아야만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까?

 역사란 무엇인가? 기록하는 이에 의해 기록된 지나간 시대의 기억이다. 기록하는 이. 그리고 지나간 시대의 기억. 따라서 역사는 그 특성상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실도 기록되어 기억되지 않는다면 역사가 아니고, 왜곡된 사실일지라도 진실로 기록되어 기억되면 역사이다. 역사가란 어쩔 수 없이 과거의 사료들로 그 사건을 재구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같은 사실이 다양하게 해석, 이해 된다. 이러한 사실 속에서 대중은 (말그대로) 진실된 사실의 역사보다는 진실이라고 많은 이들에 의해 해석,기억되는 역사를 진실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다. 같은 사건도 사람들마다 서로 정반대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대중은 진정한 진실을 아는것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이러한 상황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자세로 역사를 받아들여야 하는가?
 소설에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는 시점이 있다. 이는 작가가 모든 상황을 마치 전지전능한 신처럼 이해하며 서술 하는 기법으로서 독자는 그 특성상 등장인물의 생각과 모든 주변 상황을  읽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때문에 때론 독자가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답답해 하는 경우가 있다.
 '아 이런 답답한 놈아. 그녀가 너를 버린건 그녀가 죽을 병에 걸려서 그런건데 네가 오해를 하면 어떡하냐.'
소설 속 등장인물이 신이 아닌 이상 이러한 상황을 알턱이 없다.
 지금 역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은 마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시각과도 같다. 사건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우리로서는 모든 정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정황에 다가가는 역사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속 등장인물들처럼 신이 우리를 봤을 때 답답해 할지도 모른다.
 '아 이런 답답한 인간들아. 진실은 그게 아니잖아.'
 그렇다면 우리는 역사의 진실을 포기하고 진실로 알려진 것을 진실인냥 믿고 살아야 할까? 어떠한 방법이나 우리가 갖추어야 할 자세가 없을까?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전지적 작가 시점의 작가가 될 수 없다면, 그러한 시점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통해 그 시점에 수렴하면 된다. 말이 어렵다고? 예를 들어 어떠한 사건이 과거에 일어났다고 치자. 이 사건은 여러 사람들에 의해 일어났을 것이며, 그 주변 환경, 과거 상황, 현재 관계, 그로 인한 미래의 영향까지 모두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역사가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며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모여 보편적인 역사로 서술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역사공부는 이것만 공부하면 끝이었다. 이것이 사실일테니까. 하지만 우리는 다른 노력을 추가로 해야한다. 즉 보편적 역사기술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수많은 다른 역사적 해설(비주류 학자에 의한 전혀 다른 관점의 역사, 기득권의 관점에서 본 역사, 피지배층의 관점에서 본 역사 등) 또한 풍부하게 공부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통찰하는 신의 눈을 가질 순 없어도 수많은 눈을 통해 그것에 다가갈 수는 있을 것이다.

2013년 1월 3일 목요일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In Korea nowadays we have a dipute about 'chemical castration'. Many people support this idea cause the sexual criminal rates are soaring. On the other hand, Religious groups like Catholic church keep saying this act is 'violation of human rights'. Except this dispute we have so many argument over human rights. What exactly is human rights? Is that rights that all human beings must have? Then even terroists who kill so many innocent people also have rights to be protected?
 I don't know. But I am trying to figure it out. As a human being.
 So, I'd like to give you guys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the world most famous declaration about human rights after WW2. As we read and think, we shouldn't stop thinking about human rights in this complex society.
                                                                                                                                                                               

PREAMBLE

Whereas recognition of the inherent dignity and of the equal and inalienable rights of all members of the human family is the foundation of freedom, justice and peace in the world,
Whereas disregard and contempt for human rights have resulted in barbarous acts which have outraged the conscience of mankind, and the advent of a world in which human beings shall enjoy freedom of speech and belief and freedom from fear and want has been proclaimed as the highest aspiration of the common people,
Whereas it is essential, if man is not to be compelled to have recourse, as a last resort, to rebellion against tyranny and oppression, that human rights should be protected by the rule of law,
Whereas it is essential to promote the development of friendly relations between nations,
Whereas the peoples of the United Nations have in the Charter reaffirmed their faith in fundamental human rights, in the dignity and worth of the human person and in the equal rights of men and women and have determined to promote social progress and better standards of life in larger freedom,
Whereas Member States have pledged themselves to achieve, in co-operation with the United Nations, the promotion of universal respect for and observance of human rights and fundamental freedoms,
Whereas a common understanding of these rights and freedoms is of the greatest importance for the full realization of this pledge,
Now, Therefore THE GENERAL ASSEMBLY proclaims THIS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as a common standard of achievement for all peoples and all nations, to the end that every individual and every organ of society, keeping this Declaration constantly in mind, shall strive by teaching and education to promote respect for these rights and freedoms and by progressive measures, national and international, to secure their universal and effective recognition and observance, both among the peoples of Member States themselves and among the peoples of territories under their jurisdiction.

 

Article 1.

  • All human beings are born free and equal in dignity and rights.They are endowed with reason and conscience and should act towards one another in a spirit of brotherhood.
 

Article 2.

  • Everyone is entitled to all the rights and freedoms set forth in this Declaration, without distinction of any kind, such as race, colour, sex, language, religion, political or other opinion, national or social origin, property, birth or other status. Furthermore, no distinction shall be made on the basis of the political, jurisdictional or international status of the country or territory to which a person belongs, whether it be independent, trust, non-self-governing or under any other limitation of sovereignty.
 

Article 3.

  • Everyone has the right to life, liberty and security of person.
 

Article 4.

  • No one shall be held in slavery or servitude; slavery and the slave trade shall be prohibited in all their forms.
 

Article 5.

  • No one shall be subjected to torture or to cruel, inhuman or degrading treatment or punishment.
 

Article 6.

  • Everyone has the right to recognition everywhere as a person before the law.
 

Article 7.

  • All are equal before the law and are entitled without any discrimination to equal protection of the law. All are entitled to equal protection against any discrimination in violation of this Declaration and against any incitement to such discrimination.
 

Article 8.

  • Everyone has the right to an effective remedy by the competent national tribunals for acts violating the fundamental rights granted him by the constitution or by law.
 

Article 9.

  • No one shall be subjected to arbitrary arrest, detention or exile.
 

Article 10.

  • Everyone is entitled in full equality to a fair and public hearing by an independent and impartial tribunal, in the determination of his rights and obligations and of any criminal charge against him.
 

Article 11.

  • (1) Everyone charged with a penal offence has the right to be presumed innocent until proved guilty according to law in a public trial at which he has had all the guarantees necessary for his defence.
  • (2) No one shall be held guilty of any penal offence on account of any act or omission which did not constitute a penal offence, under national or international law, at the time when it was committed. Nor shall a heavier penalty be imposed than the one that was applicable at the time the penal offence was committed.
 

Article 12.

  • No one shall be subjected to arbitrary interference with his privacy, family, home or correspondence, nor to attacks upon his honour and reputation. Everyone has the right to the protection of the law against such interference or attacks.
 

Article 13.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freedom of movement and residence within the borders of each state.
  • (2) Everyone has the right to leave any country, including his own, and to return to his country.
 

Article 14.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seek and to enjoy in other countries asylum from persecution.
  • (2) This right may not be invoked in the case of prosecutions genuinely arising from non-political crimes or from acts contrary to the purposes and principles of the United Nations.
 

Article 15.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a nationality.
  • (2) No one shall be arbitrarily deprived of his nationality nor denied the right to change his nationality.
 

Article 16.

  • (1) Men and women of full age, without any limitation due to race, nationality or religion, have the right to marry and to found a family. They are entitled to equal rights as to marriage, during marriage and at its dissolution.
  • (2) Marriage shall be entered into only with the free and full consent of the intending spouses.
  • (3) The family is the natural and fundamental group unit of society and is entitled to protection by society and the State.
 

Article 17.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own property alone as well as in association with others.
  • (2) No one shall be arbitrarily deprived of his property.
 
  • Everyone has the right to freedom of thought, conscience and religion; this right includes freedom to change his religion or belief, and freedom, either alone or in community with others and in public or private, to manifest his religion or belief in teaching, practice, worship and observance.
 

Article 19.

  • Everyone has the right to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 this right includes freedom to hold opinions without interference and to seek, receive and impart information and ideas through any media and regardless of frontiers.
 

Article 20.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freedom of peaceful assembly and association.
  • (2) No one may be compelled to belong to an association.
 

Article 21.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take part in the government of his country, directly or through freely chosen representatives.
  • (2) Everyone has the right of equal access to public service in his country.
  • (3) The will of the people shall be the basis of the authority of government; this will shall be expressed in periodic and genuine elections which shall be by universal and equal suffrage and shall be held by secret vote or by equivalent free voting procedures.
 

Article 22.

  • Everyone, as a member of society, has the right to social security and is entitled to realization, through national effort and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in accordance with the organization and resources of each State, of the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indispensable for his dignity and the free development of his personality.
 

Article 23.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work, to free choice of employment, to just and favourable conditions of work and to protection against unemployment.
  • (2) Everyone, without any discrimination, has the right to equal pay for equal work.
  • (3) Everyone who works has the right to just and favourable remuneration ensuring for himself and his family an existence worthy of human dignity, and supplemented, if necessary, by other means of social protection.
  • (4) Everyone has the right to form and to join trade unions for the protection of his interests.
 

Article 24.

  • Everyone has the right to rest and leisure, including reasonable limitation of working hours and periodic holidays with pay.
 

Article 25.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a standard of living adequate for the health and well-being of himself and of his family, including food, clothing, housing and medical care and necessary social services, and the right to security in the event of unemployment, sickness, disability, widowhood, old age or other lack of livelihood in circumstances beyond his control.
  • (2) Motherhood and childhood are entitled to special care and assistance. All children, whether born in or out of wedlock, shall enjoy the same social protection.
 

Article 26.

  • (1) Everyone has the right to education. Education shall be free, at least in the elementary and fundamental stages. Elementary education shall be compulsory. Technical and professional education shall be made generally available and higher education shall be equally accessible to all on the basis of merit.
  • (2) Education shall be directed to the full development of the human personality and to the strengthening of respect for human rights and fundamental freedoms. It shall promote understanding, tolerance and friendship among all nations, racial or religious groups, and shall further the activities of the United Nations for the maintenance of peace.
  • (3) Parents have a prior right to choose the kind of education that shall be given to their children.
 

Article 27.

  • (1) Everyone has the right freely to participate in the cultural life of the community, to enjoy the arts and to share in scientific advancement and its benefits.
  • (2) Everyone has the right to the protection of the moral and material interests resulting from any scientific, literary or artistic production of which he is the author.
 

Article 28.

  • Everyone is entitled to a social and international order in which the rights and freedoms set forth in this Declaration can be fully realized.
 

Article 29.

  • (1) Everyone has duties to the community in which alone the free and full development of his personality is possible.
  • (2) In the exercise of his rights and freedoms, everyone shall be subject only to such limitations as are determined by law solely for the purpose of securing due recognition and respect for the rights and freedoms of others and of meeting the just requirements of morality, public order and the general welfare in a democratic society.
  • (3) These rights and freedoms may in no case be exercised contrary to the purposes and principles of the United Nations.
 

Article 30.

  • Nothing in this Declaration may be interpreted as implying for any State, group or person any right to engage in any activity or to perform any act aimed at the destruction of any of the rights and freedoms set forth herein.

2013년 1월 1일 화요일

Palestine

무지(無知)의 무지(無知)

소크라테스는 무지자를 자처하며, 자기에게 가르침을 줄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문답을 한다. 어떤 사람이 뭔가를 알고 있다고 스스로 밝힐 경우, 소크라테스는 그에게 반복적인 질문을 함으로써 그의 앎이 참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 한다. 그러나 결과는 번번이 그의 앎이 참된 앎이 아닌 단순한 자기 '생각' 즉 그의 개인적 의견에 불과함이 드러난다. 이런 결과는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기 나름대로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무지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자신의 무지함조차 모르고 있었던 데 비해, 소크라테스는 적어도 자신의 무지함에 대한 앎은 갖고 있었다. 그래서 흔히 폭로된 상대의 '무지의 무지'와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知'의 역전된 상황을 일컬어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라 한다. 이는 논박을 이용한 '무지의 자각'을 통해서 참된 앎에 대한 강렬한 탐구열을 상대에게 불러일으킴으로써, 지적인 '공동 탐구'에 참여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라 불리는 기술은 이 단계에서 시작하는 것이다.